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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기록

월급 받는 존재 | 서비스기획 일을 하는 30대 직장인

by V.jun 2023. 1.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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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나는 대중교통에 몸을 실어 넣었다. 1시간 20분 거리의 목적지를 편안하게 도달할 수 있도록 버스 안에 빈자리가 없는지 빠르게 스캔했다. 오늘도 나는 빈자리에 앉아서 편안하게 출근했다. 1시간 20분이라는 시간은 나에게 보너스 수면을 제공하는 시간이다. 나는 대중교통에서 극도로 피곤함을 느끼는 사람이기 때문에 이 시간은 최대한 사수하는 게 하루 건강에 좋다.

 

회사에 도착해서 기계처럼 컴퓨터를 켜고 탕비실에 가서 달콤한 믹스커피를 제조한다. 어떨 때는 회사 카페에 아메리카노를 주문하지만, 가끔은 이렇게 달콤한 믹스 커피가 끌릴 때가 있다. 나는 주어진 업무 분량을 체크하고 최대한 나의 시간을 확보하기에 노력한다. 회사 일이 재미가 있으면 회사 일만으로도 순식간에 시간이 지나가지만, 회사일이라는 게 늘 나에게 재미와 설렘을 주질 않는다.

 

그렇다고 회사 일에 소홀하고 싶지는 않다. 최선을 다하고 싶은 마음이지만 회사 자체에서도 8시간의 시간을 나에게 생산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가이드하지 않는다. 일의 재미와 설렘을 느낄 수 있도록 개인에게 떠넘기는 프로세스가 살짝 불만이긴 하지만, 그렇게 문제화시키고 싶은 생각은 별로 없다. 거시적으로 생각해 보면 그런 프로세스에 만족을 느끼고 있는 사람들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 때문이다. 

 

회사에서 내가 주어진 일을 최선을 다해서 하고 나머지 시간은 나를 위해서 비공식적이지만 사용하려고 한다. 회사를 다니는 목적은 회사의 이윤 추구와 동시에 나 스스로의 발전을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내 발전이 곧 회사의 발전이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이번 회사로 이직을 한 것이기도 하다. 내가 발전시키고자 하는 것이 회사 비즈니스와 연관이 있어서 나는 사실 내 일 자체를 한다는 것이 회사 일을 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하루를 보내고 나면 또 퇴근시간이다. 이렇게 조직 내에서 주어진 업무만을 수동적으로 처리하고 퇴근을 하면 어느새 월급날이 온다. 그리고 한 해가 지나면 연봉통보의 날이 온다. 그때는 회사 내부 규정에 따라 일정 금액의 소량의 월급이 올라간다. 대략 물가가 오른 지금 시점에 삼겹살 몇 번 구워 먹으면 인상된 연봉은 모두 휘발되어 사라지는 수준이다. 평가 기준에 대해서도 별다른 말을 하고 싶지는 않다. 어차피 회사 공정성 또는 양심성 그리고 객관적 지표 약간을 섞은 기준으로 평가할 것이기 때문이다. 

 

연봉 얼마에 내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고 싶지 않다. 자존심 상해하지 않을 생각이다. 뭐 아직 나는 연봉 협상 기간도 아니긴 하나, 요즘 나의 각오는 이렇다. 월급을 받고 사는 존재는 어쩌면 이정도가 최대한의 멘털 관리가 아닐까 생각된다. 월급을 받고 사는 모든 월급쟁이들을 응원하며 언젠간 본인의 꿈을 이루기를 간절히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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