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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기록

20대 후반 건설 현장 말단 사원에서 웹기획자로 직종을 바꾼 뒤에 삶의 변화

by V.jun 2021. 9.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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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무슨 주제로 글을 쓸까 고민하다가,

내가 과거 건설 현장 말단 사원에서 현재의 웹 기획자로 전향한 이야기를 다룰까 한다.

 

그때 당시에는 솔직히 조금 쪽팔리는 일이기도 했지만, 

지금은 당당히 내 커리어에 자신감을 가지고 생활할 필요성을 느껴서 이렇게 블로그에 적는다.

 

나는 20대 후반에 첫 직장을 건설 현장직으로 취직에 성공했다. 

졸업 후에 공기업과 대기업 계약직과 인턴 경험을 가지고 있었지만 둘 모두 정규직 전환이 안 되는 부분이라 

나는 회사를 다니면서도 취업을 계속 준비했다. 

 

취업을 도전한 끝에 건설 자재를 생산하는 기업에 현장 관리직으로 취업에 성공했다.

내 전공은 기계시스템 공학과였다. 취업 전부터 공돌이들은 지방으로 취업을 많이 하는 것을 알고 있어서 어느 정도 각오가 되었지만, 막상 생활해보니 정말 나에게 맞지 않는 직업이었다. 

 

2021.09.01 - [내가 좋아서 하는_일상 기록] - 내가 20대 후반에 건설 현장 관리직을 그만둔 4가지 이유

 

이전 글에서 내가 건설 현장 관리직을 그만둔 이유에 대해서 구구절절 서술해놨다.

 

나는 어쨌든 현장 관리직을 그만두고 정부에서 지원해주는 프로그램 교육을 듣기 시작했다.

내가 프로그램 교육을 듣기 시작한 이유는 내가 현장 관리직으로 근무하던 시절,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바둑 경기가 치러졌던 시기였다. 

 

나는 뒷자리에 앉아있던 부장님의 컴퓨터 화면에서 이세돌 9단이 알파고에게 1승밖에 못 이기는 결과를 낸 것을 보고 나름의 충격을 받고 있었다가 회사를 퇴사하고 나도 개발 공부를 다시 시작해서 개발자가 되면 어떨까 라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정부에서 돈을 주면서 개발자를 키우는 것을 보면서 코딩 열풍을 체감하게 되었다.

 

퇴사하고 몇 개월 뒤에 나는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주관하는 프로그램을 통해서 코딩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공대 출신이면 1학년 때 교양 수준으로 C언어를 배우게 된다. 나도 이때 코딩 공부를 해봤던 경험이 있어 나름 잘 따라갈 거라 생각했지만, 정말 말도 안 되게 오래된 이야기라 솔직히 공부하는 내내 쫓아가는 것도 너무 벅찼었다.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사람들 중에 나와 같은 비전공자들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코딩 유경험자들이 많았고 나이도 나보다 다들 어렸다. 내가 속했던 반에서 내가 두 번째로 나이가 많았다. 형님 소리 들으면서 재미있게 공부를 하긴 했지만, 프로그램 참여하는 내내 나는 고민을 계속했었다.

 

퇴사하던 당시에는 서른 전에 20대 마지막에 최후에 도전을 해보자는 생각으로 이렇게 교육을 받기 시작했으나 새롭게 도전한 공부는 쫓아가기에 급급했고 이 프로그램 후에 내가 개발자로 이전 회사만큼의 연봉을 받고 다닐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코딩 교육을 수료하고 역시나 취업은 쉽지 않았다. 하지만 나는 교육을 듣는 내내 꼭 코딩 교육을 받았다고 개발자가 될 필요는 없다는 걸 깨달았었다. 교육을 들으면서 많은 프로그램을 수행했다. 그 과정에 조 별로 소규모의 프로젝트를 만드는 일들을 했었는데 그때마다 나의 역할은 기획과 스토리보드 구성을 하는 것이었다. 

 

그 경험을 토대로, 개발자 외에 웹 기획자 직군으로 회사를 알아봤고 나는 중견기업의 회사에 웹 기획자로 취직하게 되었다. 솔직히 연봉은 이전 건설 업계보다 4~5백은 적었고 나도 여러 번 취업을 준비하면서 이 정도는 감안해야 된다는 현실과 타협도 마쳤기 때문에 일단 나를 찾아주는 회사에 소속되어 재취업에 성공을 했다. 

 

현재는 처음 웹기획자로 취직한 회사에서 나와 다른 회사에서 웹 기획자로 일을 하고 있다. 그 당시에 나의 역할은 백오피스 기획이었다. 이 분야는 개발자와 밀접하게 협업해야 되는 직군이라 나의 개발 공부 경험이 모처럼 도움이 되었었다.

 

백오피스 기획자는 개발 지식이 있어야만 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나의 경우, 처음 회사에서 업무적으로 적응할 때 개발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 특히 개발 작업이 어렵다는 걸 누구보다 깊이 공감했기에 개발자와의 관계가 매우 좋았다. 아직도 나는 이전 직장과 현 직장에서 기획자들 보단 개발자들과의 친밀함이 더 크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 건설 회사에서 웹기획자로 전향하면서,

나의 삶은 여러 가지로 달라진 점이 있었다.

 

그중 하나는 웹 기획자 직군은 서울에서 근무할 수 있다는 점이다. 내 전공이 기계공학이었기 때문에 사실 직장을 서울에서 구하는걸 불가능하기 때문에 웹 기획자로 전향하면서 서울과 수도권에서 근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물론, 서울에서 직장 생활하면서 건설회사 다닐 때 구입했던 자가용이 거의 주차장 오브제 수준인걸 제외하곤 삶이 굉장히 윤택해진 것을 경험했다. 

 

또 하나는 서울에서 근무를 하고 나니 퇴근 후에 할 수 있는 것들이 많아졌다. 지방에서 근무하던 당시엔 9시 이후로 외부로 나가는 건 쉬운 게 아니었다. 차가 없으면 외부로 나가기가 힘들었고 요즘 코로나 시대라 9시 이전이면 가게가 문을 닫는 것처럼 지방은 코로나가 아니어도 9시 이전이면 문을 다 닫는다. 문화생활을 즐기는 데 있어 서울은 너무 적합한 도시이다. 

 

마지막으로는 근로 환경이 달라졌다. 먼지가 날리는 현장과 작업복, 전투화 그리고 각반, 안전모가 없다는 사실 만으로도 너무 행복했다. 그리고 근무 시간이 8-7이 아닌 9-6라는 점이 정말 행복했다. 건설 현장 직으로 일하던 당시에 격주로 토요일 근무도 했었다. 그리고 휴가도 매번 잘렸고 휴가를 가더라도 휴대폰에서 전화가 끊임없이 울렸다. 이렇게 글을 작성하면서 이전 글을 다시 수정할까 생각도 몇 번 하게 된다. 

 

요약하면 직종을 바꾸고 나의 삶의 변화는 워라밸이 보장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삶을 살면서도 새로운 목표와 꿈을 가지게 되었고 지금은 현재 직종에 만족하지 않고 또 다른 새로운 꿈을 꾸고 있다.

 

요즘은 평생직장은 없다. 다양한 직업 경험하고 나에게 맞는 삶을 살기를 추천한다. 시간이 꽤 지난 이야기라 느낌 그대로를 현실적으로 와닿게 작성하기가 쉽지는 않았만 내가 본업이 글을 쓰는 사람이 아님을 이해해주면서 귀엽게 읽어줬으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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